프린트를 기다리며

설명하기도 귀찮은 이러저러한 복잡한 사정으로 인해...

내일 조찬 모임을 위한 자료를 뽑기 위해..

이 밤중에 집앞 PC방에 와있다.


한글작업과 프린트는 이곳에서 아주 마이너한 위치인가보다.

별로 친절하지도 똑똑하지도 않은 알바 점원 덕분에

한글파일 인쇄가 가능한 컴퓨터를 찾아 자리를 옮겨야 했고,

프린터를 걸어놓은 후에도 몇분을 기다리고 있다.


나처럼 잠이 많은 사람은..

이 시간에 이곳을 가득 채운채

주로 게임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낯설기만 하다.


나에게.. 좀더 강한 체력이 있었음 좋았겠지..


그런데 난 내일 아침 대체 누구를 만나게 되는걸까??

아직도 그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가서 무슨 얘기를 하라는 건지도. 





by 호수 | 2007/09/06 23:08 | 트랙백 | 덧글(3)

방학 끝무렵.

두달 남짓 방학을 보내고서.. 이제 내일부터 이틀의 교직원 연수를 기점으로 가을학기 시작.
뒤돌아볼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오늘, 학교에 나와.. 문도 걸어두고 조용히 나만의 시간을 갖으며 후.. 긴 숨을 내쉬었다.
아주 예전부터 나에게는 이런 시간이 꼭 필요했었지.

모든 것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간.
새롭게..



by 호수 | 2007/08/22 13:09 | 트랙백 | 덧글(2)

여름날의 갈망

더욱더 깊이있는 대화를 갈망한다.
폭넓은 주제를 아우르는 다양한 화제들을 듣고 보고 얘기할 수 있는 자유롭고 지적인 공간과 시간을 갈망한다.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세계의 흐름 속에서 변화의 방향과 다양성을 통찰해내고 싶다.

나는... 
여전히 많이 성장하고 싶다.
아니, 어느 때보다도 더욱 구체적으로 갈망한다.







by 호수 | 2007/07/26 10:32 | 트랙백 | 덧글(0)

여러분!

안녕.. 이곳에 오는 여러분.

죽음을 눈앞에 둔 순간에는 다른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었던 행복한 기억과 타인을 용서하지 못한 아픈 기억만이 떠오르더라는 헨리나우엔의 고백을 인용한 antz 의 얘기를 듣고.. 문득 내 인생에 남을 순간들을 꼽아보고 있어요.

아마도.. 나 혹은 다른 사람의 참으로 힘든 순간에.. 서로에게 털어놓고 공감, 지지, 격려를 나누는 그 순간들이 나에게 참으로 소중한 기억들이 되리란 생각.

그런 의미에서..
요즘.. 인생의 의미설정에서 은근 심히 방황하고 있는 나..
진정한 안정감을 갈구하는 녹구,
진정한 삶의 목표와 수단을 찾기 위해 정신적으로 struggle 하고 있는 Antz,
또다른 인생의 모험을 시작한 행복한왕자님,
지금쯤 유럽에 가있을 숨은별...
아.. 그리고 이곳에 오진 않지만.. 인생의 또다른 도약과 단절을 준비하며 고독하고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녀.

비록 우리가 먼곳에 있지만..
교감을 나눌 수 있다는 자체가 값진 위로가 아닐까요?

우리들이 모두...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지금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건강하게 서가길...
우리 모두 말예요.


수완.


by 호수 | 2007/05/25 13:10 | 트랙백 | 덧글(12)

self- support

아아.... 마음껏 게으름 피울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늦어도 오늘 오후중에는 완성해서 보내야 할 원고가 있는데, 손도 대기가 싫어 밍기적거리고 있다.

이렇게 비가 오려는 수요일 오후에는..

김이 모락모락나는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들으면서 이런저런 심정을 담은 글을 써보기도 하며..

그렇게 한가롭게 보내고 싶건만.


나에게..

여유를 달라!

....나에게 여유를 줄 수 있는 존재는 결국 나 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다.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기 위해..

해야 할 일을 빨리 끝내버리자!

힘내 수완.


by 호수 | 2007/05/16 12:54 | 트랙백 | 덧글(5)

'자율성'

논문을 통해 내가 '개인적 자율성' personal autonomy에 주목한 것은 우연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만큼 나는 그것을 삶의 중요한 요소로 보았던 것이다.
내 삶에서, 그리고 타인의 삶에서도.

자신의 삶을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

강의준비를 하던 중..
사회학의 계층과 계급이론에서도 이것이 계급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다뤄지고 있음을 다시 확인하다.





by 호수 | 2007/05/14 12:55 | 트랙백 | 덧글(0)

홀로 만나주소서

홀로 만나 주소서

넓은 들과 막막한 광야에서
내가 나를 보지 못하는 이 무지함 속에서
홀로 만나주소서

오랜 시간 눈물로
기다려 온 주님과의 새 시작
당신만이 홀로 아시는
이 여행의 끝에서

나의 가려진 눈을
성령으로 뜨게 하소서
끝도 없는 질문들을
모두 닫아 버릴 수 있도록

홀로 만나주소서

(장윤영, Song of Hope 중에서)

by 호수 | 2007/04/25 10:41 | 트랙백 | 덧글(6)

Citizenship?

어제, 사회과학과 사회복지 수업시간에 가족에 대한 최근 사회학적 논의들을 강의하면서..
그리고 오늘, 어느 학회지에 투고된 여성 시민권에 관한 논문 한편에 대해 심사하는 중..
학위논문을 쓰면서 후속 연구를 위한 고민들로 적어두었던, 그러나 논문 이후 막상 심화시키지 못했던 여성, 가족, 사회권, 돌봄노동 등에 대한 이론적 논의들과 고민이 새록새록 생각나고 있다.

"과거의 사회권 개념이.. 소득보장을 중시한다면 새로운 사회권은 공적 영역에의 참여, 타인으로부터의 존중과 인정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어린 자녀를 둔 어머니가 파트타임으로 일하도록 할 것인가 전일제로 일하게 할 것인가, 또 그들이 일을 계속하게끔 아동보육서비스에 접근하도록 보장해야 하는지 아니면 돌봄을 위해 노동력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정책 논쟁..."

..... 이것은 사회의 현상이기에 앞서 사실 나 자신의 고민이기도 하지 않은가?

나를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 고민해보리라.
명쾌한 해답이란 현실에 존재하지 않을망정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할 수 있기 위해.
그리고.. 논문쓰던 때에 처음 가졌던 생각 그대로.. 담론은 매우 예리하고 통찰력있으나 정치한 경험적 분석으로 잘 연결, 발전되지 못했던 이 분야의 국내외 연구경향에도 일조하고 싶다는 강한 바램과 함께.


p.s. ... 이렇게 나는 조금씩.. 좌절하거나 내 자신을 속이거나 마음을 접는 대신..... 꿈을 키워가기로 한다.



by 호수 | 2007/04/17 13:27 | 트랙백 | 덧글(2)

눈물


사실 요즘 들어 나는 거의 매일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객관적으로 무슨 힘든 일이나 슬픈 일이 있어 울면서 지낸다..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눈물이 날만한 크고 작은 계기들을 경험한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어쩌면 그만큼 마음이 여리고 촉촉해져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본래 삶이라는 것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눈물이 고일만큼 애틋하고, 눈물이 고일만큼 안타깝고, 눈물 날만큼  아름답고, 눈물 날만큼 추악하고, 눈물날만큼 감동적이고, 눈물나게 슬프고, 눈물나도록 진실하고, 눈물흘릴만큼 절실하고, 눈물이 흐를만큼 감사한... 

교직원 예배를 드리던 중에 눈물이 나고,
내 방에 찾아와 내 조언을 구하다가 선물을 주고 싶다며 기도수첩을 꺼내어 기도제목을 물어보던 권호로 인해 눈물이 났고,
그제는 나의 입사동기인 김혜성 교수님에게 그저 요즘 나의 심정을 얘기하다가 그 앞에서 눈물이 났고.
어제는 학교에 찾아오신 아빠가 나에게 긴 인생 얘기를 하고 돌아가시면서 "수완아 사랑한다"고 하신 말씀에.. 혼자 눈물을 흘렸고..

오늘도.. 괜히 자꾸자꾸 눈물이 난다.
오토바이 사고로 다친 몸을 끌고 수업에 들어왔던 아이가 "걱정끼쳐서 죄송해요"라고 보낸 문자에 눈물이 나고,
신문에서 공지영씨의 연재소설 '즐거운 나의 집'을 읽다가 눈물이 나고,
노인장기요양법이 통과됐으나 아직 준비가 미비하다는 기사를 보다가 뜬금없이 눈물이 나고,
성공에 대한 두려움이 없고 부모의 강한 지지를 받으며 자라는 알파걸 기사를 읽다말고 괜히 눈물이 나고..
심지어 오르세 박물관의 작품이 예술의 전당 갤러리에서 전시된다는 기사에서 '오르세 박물관..'이라는 단어에 눈물이 나고...
그렇게 자꾸 자꾸 눈물이 난다.

이런 때는..은혜가 가까운 시기일 수 있기에..
잠잠히 기다리게 된다.






by 호수 | 2007/04/13 13:10 | 트랙백 | 덧글(6)

개론 수업

이번 학기 맡은 강의 중 제일 재미있는 수업은 대중문화와 사회복지라면..
(내용 자체가 부담없으면서 학생들의 창의력을 발현시킬 수 있고 토론과 발표를 통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
강의를 하면서 묘하게 정이 가는 과목이 사회복지개론이다.

개론수업에서는 숲속의 나무 하나하나를 배워가는 세분화된 개별 전공수업에서는 할  수 없는 큰 틀에 대한 - 사회복지학의 숲을 보는 -  논의를 할 수 있고, 아직도 대학의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저학년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들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수업태도도 사뭇 진지하다.

열심히 눈을 반짝이며 듣는 학생들이거나, 철하나 없이 고등학생처럼 수업시간에 맨 뒤에서 엎어져자는 애들이나,
너무나 열심히 발표준비를 해와서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하는 학생이나, 뭘 하라고 했는지 잘 파악도 못하고 대충 해온 아이들이나,
말을 걸어보면 참 착한 아이들..
(이 아이들이 1학년이기 때문에 더 관대할 수 있는 것 같다)

한 학생은 2주전 부친상을 당하고 방황하면서 학교를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 학생은 그저께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몸을 끌고 수업에 나온 것을 가서 푹 쉬라고 돌려보냈다.

이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끔 마음이 짜하고 눈물이 나려고 한다...

이 아이들에게 연결시켜줄 수 있는 좋은 자원, 네트워크와 능력이 내게 많았으면 참 좋겠다. 

by 호수 | 2007/04/13 12:10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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